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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배터리데이' 진짜 실망?…'반값 배터리' 꿈을 쐈다
서울 청담동의 테슬라 매장. 2020.9.2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지난 23일(한국시간)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 이후 시장에선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이 전반적으로 우세했다. "깜짝 놀랄 것"이라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예고와 달리, 관심을 모았던 전고체 배터리와 100만마일 배터리 등 혁신 기술의 발표가 없어서다. 실망감에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0.34%나 하락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테슬라의 이번 발표는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가야 할 방향을 '가격 파괴'라고 명확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전고체 배터리 같은 신기술이 아니라, 전기차의 대중화와 시장 확대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를 막아섰던 가장 큰 난관은 '내연기관 차보다 비싼 가격'이었다.

사실 전기차를 비싸게 한 가장 큰 원인은 배터리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이면서, 전체 가격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비싼 부품이다. 그런데 테슬라는 기존보다 에너지를 5배 더 저장하고 출력은 6배 강하면서도 가격은 56% 싼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이를 통해 3년 내에 기존 전기차의 반값 수준인 2만5000달러(약 2900만원)의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테슬라는 2022년까지 100기가와트(GWh), 2030년에는 그보다 30배 많은 3테라와트(TWh)의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배터리 3사의 공급량 합계는 14.8GWh이며, 2030년 전세계 배터리 업체들의 총 공급량은 2.985TWh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하면 테슬라가 내세운 계획은 너무나 막대한 규모다.

 

 

 

테슬라가 23일 밝힌 새로운 원통형 배터리 '4680'(테슬라 라이브 캡처). © 뉴스1


물론 이런 규모의 배터리를 테슬라가 모두 자체 생산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밝힌 '2022년까지 100GWh' 계획은 현재 전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인 LG화학의 생산능력과 맞먹는 수준으로, 2년 동안 이 정도의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지난 22일 머스크도 자신의 트위터에 "파나소닉과 LG, CATL 등에서 배터리 구매를 늘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존 배터리 업체들에게 강력한 압박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테슬라가 기존 제품의 반값 수준인 56%의 원가에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는 건, 자사에 납품하는 타 배터리 업체들에게도 '그 정도 수준으로 단가를 맞추라'고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테슬라에 공급하는 배터리셀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테슬라의 신소재 기술은 국내 배터리 기업보다 기술 측면에서 이미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내 기업의 신소재 개발 속도가 느릴 경우 원가·기술 모두가 뒤처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기존에도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심했지만, 앞으로는 더욱 심한 무한경쟁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배터리 데이를 보고) '앞으로 우리를 따라오지 못한다면 그냥 도태되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3일 '배터리 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테슬라 라이브 캡처). © 뉴스1


테슬라의 배터리 개발 이슈는 자동차 회사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기존의 자동차 회사들은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을 전환해 전기차를 만들면 된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일각에선 폭스바겐이 2030년에는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생산 업체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다른 조건 모두를 갖춘다고 해도 '배터리'가 없다면 전기차를 생산할 수 없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364GWh로, 배터리 업체들의 공급능력(358GWh)보다 더 많다. 전세계 공급 대비 배터리 수요(예상치)는 2023년 113%, 2024년 121%, 2025년 124%로 공급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진입 장벽이 높은 배터리를 자체 생산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테슬라는 기존 완성차 업체보다 월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다.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선 국내 배터리·완성차 업계도 테슬라 못지않은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배터리 직접 생산은 글로벌 전기차 생태계의 확장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며 "이에 따른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의 실적 성장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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