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전기차 The Kia EV6 GT(기아 제공)

 

 우리나라 최고 스펙의 전기차가 나왔다. 바로 기아가 지난 4일 출시한 고성능 전기차 The Kia EV6 GT(이하 EV6 GT)’다. 최고 속도는 시속 260km으로 시속 100km까지(제로백) 단 3.5초가 걸린다. 국산차 중 가장 빠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는 최고출력 430kW(585마력), 최대토크 740Nm(75.5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 출력 239kW(325마력), 최대토크 605Nm(61.7kg.m)인 EV6의 기본 모델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난 롱 레인지 4WD보다 월등히 뛰어난 스펙이다.

지난 6일 충청남도 태안군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압도적인 스펙을 가진 EV6 GT를 몰아봤다.

외관 중에선 미쉐린의 GT 전용 21인치 고성능 썸머 타이어 안 캘리퍼(차 패드를 디스크에 밀착시켜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유압장치)가 형광색이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내부에서는 시트와 스티어링 휠이 바뀌었다. 거친 운전 속에 좌우로 왔다갔다 하는 허리를 지탱해줄 수 있는 '스웨이드 스포츠 비켓 시트'를 적용했다. 다만 EV6 GT는 단일 트림이라 시트 교체가 안 된다. 통풍 기능이 없어 소비자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스티어링 휠에는 기존 EV6 스티어링 휠 왼쪽 하단에 있는 '드라이브 모드' 버튼 외 형광색의 GT 버튼이 있다. 이 버튼으로 '에코', '노멀', '스포츠' 모드보다 강력한 출력과 토크를 선사하는 GT모드로 돌입할 수 있다.

 

 

 

 

기아 제공

 

직접 시승해보니 EV6에 비해 향상된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EV6의 주행 성능도 훌륭했지만 EV6 GT는 그보다 더 높은 차원의 주행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첫 주행 코스는 일반도로였다. 에코와 노멀 모드로 달리니 EV6와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 할 정도로 안정적이면서 편안한 주행을 할 수 있었다.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로 돌아와 젖은 노면과 마른 노면, 고속 주회로, 다목적 주행 코스를 돌았다. 젖은 노면의 주행에서 코너를 돌자 살짝살짝 뒷바퀴가 밀렸는데 엑셀을 밟으니 밀리는 뒷바퀴를 잡았다가 앞으로 힘있게 차고 나갔다.

EV6 GT의 또 다른 재미는 바로 '드리프트 모드'다. 드리프트 모드로 설정한 뒤 엑셀 페달을 끝까지 밟고 코너를 돌면 뒷바퀴가 옆으로 미끌어지는 드리프트가 가능해진다. 젖은 노면에서 드리프트 모드로 전환해 인스트럭터 지시에 따라 여러 차례 원을 그리면서 시도해 봤지만 일반 드라이버가 전기차의 무거운 차체를 컨트롤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5년 경력의 인스트럭터가 마른 노면에서 드리프트 시범을 보였다. 드리프트에 돌입한 지 몇 초 지나지 않아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로 하얀 안개가 자욱하게 꼈다. EV6 GT의 무거운 차체에서 이런 드리프트가 가능하다는 것이 놀라웠다. 인스트럭터 말에 따르면 시합용 차의 경우 10분 정도 드리프트를 할 수 있지만, EV6 GT의 경우 3분밖에 타이어가 견디지 못 한다며 EV6 GT의 힘이 그 어떤 차량들보다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기아 제공

 

고속 주행에서는 EV6 GT의 고출력과 각 드라이브 모드의 차이점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EV6 GT에 동승했는데 최대 경사각 38.87도인 1차선에서 시속 220km까지 속도를 높이자 마치 차가 밖으로 튀어나갈 것만 같은 아찔함이 느껴졌다. 코너를 돌고 직선 코스에서는 시속 260km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인스트럭터의 주행이 끝나고 직접 고속 주행에 나섰을 때는 안전상 이유로 1차선은 이용할 수 없었지만 전문가가 아닌 기자가 시속을 225km까지 올려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엑셀을 밟은 채 모드만 바꾸니 갑자기 튕겨나가는 듯이 힘을 받는 모습에 모드별 차이점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전기차 특성상 고속 주행에선 전비가 많이 떨어졌다. 한 바퀴에 3.5km로 세 바퀴를 주행해 계산상 10.5km의 주행가능 거리가 줄어야 했는데, 그보다 3배 많은 30km가 감소했다.

마지막으로 △제로백 △짐카나 등 다목적 주행 코스를 체험했다. 짐카나에서 급격한 핸들 조작 등을 테스트했다. 지난달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센터 오픈 기념 미디어 행사 때 짐카나 코스를 함께 했던 '벨로스터N'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다 보니 민첩한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콘을 중심으로 회전을 하는 코스에서 벨로스터N은 악셀을 밟아도 중심축인 타이어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회전할 수 있었지만 EV6 GT는 무게를 타이어가 이기지 못해 밀리기도 했다. EV6 GT의 무게는 2160kg로 벨로스터N 1385kg보다 775kg 무겁다. 인스트럭터는 "EV6 GT는 기아 카니발 정도의 무게라 컨트롤 하기 쉽지는 않은 차"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전기차의 주행 퍼포먼스에 다소 실망했던 사람들에게는 EV6 GT만한 차량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인 차였다. 7000만원대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다만 4.6~5.6km/kWh인 EV6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3.9km/kWh의 전비와 다소 짧은 주행가능 거리는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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