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새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국내외 증권사 전문가 10인 전원이 0.25%포인트(p) 인상을 예측했다.

8일 <뉴스1>이 국내외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0명 모두 오는 13일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현 3.25% 기준금리가 3.50%로 0.25%p 오른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금통위의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기정사실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해당 예측의 근거로 이창용 한은 총재의 '신년사'를 제시한 빈도가 높았다.

앞서 이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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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낮아지고 있지만 전체적인 수준이 높아서 이 총재의 신년사를 보면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는 기존 시각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이고 이에 금통위는 지난 번 금리 인상 폭(0.25%p)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올초 총재 발언의 톤이 작년 11월에 비해 조금 달라졌다"면서 "한은의 연말 수정 경제전망도 보면 성장 전망치를 큰 폭 하향한 반면 물가 전망치 조정은 크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직 5%를 웃도는 높은 물가 오름세로 인해 물가 대응 실기(失機)에 대한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 한은이 긴축 속도를 지난 번보다 추가로 늦출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최종금리 수준으로 3.25%를 본 위원이 한 명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물가나 기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비둘기적 시각을 주기보다는 긴축 신호를 계속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런 면에서 이번 결정은 0.25%p 인상 만장일치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한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자체가 유효하다"며 "수치 상으로 물가 상승세는 정점을 지나고 있으나 여전히 절대적 수준이 높고, 기대 인플레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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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만 아니라 경기를 고려해도 금리 인상 적기라는 분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한은은 올 상반기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에, 오히려 동결로 쭉 가지 않는 이상 추가 인상이 있다면 1월이 적절한 시기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국내만 아니라 국외적으로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한미 금리 격차가 한은의 금리 인상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생각해서는 0.50%p 인상 가능성까지 있다"면서 "그럼에도 국내 부동산 경기나 경기 둔화를 생각해 보면 0.25%p 인상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해석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올리는 '빅 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은 이에 앞서 금리 역전 폭을 선제적으로 줄일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는 설명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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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대내외 요인을 종합하면 0.25%p 인상 확률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물가인 5% 물가 오름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도 남아 있다"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 총재가 (연초) 워낙 금리 인상 기조를 많이 말했기에 금리 동결에 따른 실익도 크지 않다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최종 기준금리 수준은 현재로서 3.50% 또는 3.75%를 예상한다는 응답이 대다수였다. 일부는 3.50%에서 인상을 그칠 것이라고 봤지만, 대다수는 추가 인상 여지를 열었다.

김지나 연구원은 "최종금리 수준은 3.50%를 보는데, 하나 걸리는 점은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그에 관한 한은과의 소통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단기 크레딧 금리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기에 3.75%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3.75%를 전망한 일부는 연내 금리 인하를 내다보기도 했다.

우혜영 이베스트 연구원은 "최종금리로는 3.75%를 생각한다"면서 "연말 기준으로는 3.50%, 즉 연내 한 차례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대도 있었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부풀겠으나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공동락 연구원은 "목표치를 상회하는 물가 수준으로 인해 곧바로 인하 기조 전환은 어렵다"며 "실현 가능성과 무관하게 하반기부터 채권시장 차원의 인하 기대는 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전반적으로 이번 금통위는 베이비 스텝으로 결론 나지 않을 경우 '이변'으로 받아들여질 상황으로 풀이된다. 그 만큼 관전 포인트는 금리 인상 폭 자체보다 '소수의견' 또는 '향후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는 금리 인상 폭보다 향후 금리 인상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는 측면에서의 (시그널이) 중요하다"며 "특히 소수의견이 중요하다. 또 금리 인상 종료를 앞두고 출구전략 얘기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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