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뉴스 1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3.2.6/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뉴스 1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3.2.6/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는 시장 원리대로 분양가를 올려놓고, 지금 와서는 자구 노력 없이 본인들이 부르는 값으로 (미분양 주택을) 사달라고 요구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국민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을 얘기는 자제해야 합니다.”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거세지는 건설사의 미분양 매입 요구에 대해 ‘양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 납득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주택 미분양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여지는 있지만 건설사의 자구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매입임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에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주택을 산 후 주거 안정성이 낮은 계층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것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뉴스 1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3.2.6/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뉴스 1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3.2.6/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미분양 증가 속도 예의주시…매입임대 세밀히 살필 것”

“미분양 주택이 20년 장기이동평균선을 넘었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7000여가구 규모로,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금융위기 때 미분양 주택이 16만가구를 웃돌았는데 이 같은 상황이 되기 전 다시 거래가 살아날 수도 있습니다. 지켜보고 판단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분양 증가 속도는 예의주시한다고 원 장관은 전했다.

지난해 12월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전월(5만8027가구)대비 17.4% 늘어난 6만8107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국토부에서 20년 장기이동평균선을 넘어 위험수위로 판단하는 수치(6만2000가구)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전국 기준)는 전월 대비 5.6% 증가한 7518가구다.

원 장관은 특히 환매조건부 매입 요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우려가 있는 사업 방식을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환매조건부 매입은 공공이 일정 가격수준으로 미분양 주택을 매수한 뒤 준공 이후 사업 주체에게 되파는 방식이다.

그는 “과거 금융위기 등으로 미분양이 증가한 상황에서 건설사가 요구한 환매조건부 매입 등을 정부가 수용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금 이 같은 조건으로 집 사달라고 요구하는 건 당장 거래 없으니 정부가 맡아 둔 뒤 나중에 되사가 본인들이 장사하겠다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 금융이 지나치게 말라 앞으로 공급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5조원 수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상품을 만들어 놨다”며 “금융위기 때보다 큰 규모로 조성했는데 환매조건부 매입은 지금 단계에서 논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이번 기회를 통해 매입임대 사업을 조금 더 세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매입임대는 원래 취지에 맞게 꾸준히 살 것입니다. 그러나 매입임대 미입주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원인을 파악할 것입니다. 품질·입지·분양가 문제로 시장에서 실패한 주택을 국가 예산으로 매입하는 건 문제가 큽니다.” 그는 경기침체로 위기에 놓인 중소·벤처기업, 자영업자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산재한 만큼 공적 자금을 허투루 쓰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8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방문해 타워크레인 월례비 등 불법행위 피해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3.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8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방문해 타워크레인 월례비 등 불법행위 피해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3.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건설노조 불법행위로 국민 피해…법치와 공정 세우겠다”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적극 나설 뜻을 보였다. 원 장관은 “건설 현장에서 노조의 불법행위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채용·장비사용·금품 등을 요구하며 사실상 현장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의 기회를 가져야 하는 다수의 비조합원이 피해를 보는 데다 비용 상승이 분양가로 전가돼 소비자인 국민이 피해자가 된다”며 “실제 공사를 하는 많은 전문건설사와 납품업체 등도 이에 자유롭지 않은데 악습·잘못된 관행은 끊어야 한다고 판단해 건설노조 불법행위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민간 12개 건설협회를 통해 건설 현장 불법행위 피해사례를 조사했다. 전국 1494곳에서 불법행위 2070건이 적발됐다. 118개 업체는 3년 동안 1686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면서 과거와 같은 일회성 단속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법치와 공정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현장을 가리지 않습니다. 정부 단속이 끝나면 현장이 오히려 더 좋은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건설노조가 생각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대로 그들에게 한번 지나가는 바람인지 두고 보자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끝까지 갈 것입니다.” 원 장관은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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