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로 둔화됐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을 계기로 CNBC방송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향후 금리 인하 논의에 대해 "결국 데이터에 달려 있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근원물가의 경직성을 봤을 때에도 금리 인하 논의는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4.0%로 전월인 3월은 물론이고 지난 2월과도 같았다.

최근의 환율 상승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원화가 지난 1월에 가장 양호한 통화였다는 점에 비췄을 때 매일 일어나는 환율 변화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지만 큰 변동성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4월의 경우 외국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많아 (원화 절하) 압력을 받고 있으나 상황은 나아질 거라 본다"고 말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성 또한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환율 변동성에 대한 안전판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할 수도 있지만 지난해 강달러였을 때를 떠올려 보면 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도 통화 가치가 많이 절하됐다"면서 "현재 원화가 받는 절하 압력은 우리 스스로의 취약성 때문이 아니며 통화스와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은행 불안의 경우 한국이 같은 문제를 겪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 총재는 "우리 시장 구조는 상당히 다르다"면서 "한국에서는 다행히도 (은행이 보유한) 채권 만기 구조가 훨씬 짧다"고 말했다. 오히려 "은행 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어떤 면에선 금리 인상의 위험을 금융 기관이 아닌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간의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차주들의 부담이 높은 수준이지만 아직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는 연초에 전망한 1.6%를 밑돌 것이라는 지난달 언급을 반복했다.

이 총재는 "중국의 경제 회복이 당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약간 지연되는 것 같다"면서 "중국의 부동산 부문 등이 어떻게 되고 있나 데이터를 더 수집할 필요가 있다. 한 달 안으로 수정 전망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과의 관계의 경우 결과적으로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국과의 교역에서 큰 돈을 벌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는 취지로 남긴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우리가 지난 20년에서 30년 사이에 일본을 따라잡은 것처럼 중국도 우리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이제는 중국과 같은 분야에서 경쟁하려 하기 보단 가치사슬의 수준을 높이고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 구조개혁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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