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이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하고 앞으로도 동결 기조를 이어나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경기를 끌어내리는 대외 압력은 점차 커지는데 지난달 3%대로 둔화한 물가 오름세를 확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지난 2월보다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유지했다.

금통위는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한 이후 지금까지 1년 반 동안 10차례에 걸쳐 3%p 빠르게 인상했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 7연속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 기조의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한은 기준금리가 적어도 연말까진 쭉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시장의 예상과 같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나갈 것"이라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은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 위험과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 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5월 금통위 /뉴스1
5월 금통위 /뉴스1

동시에 한은은 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4%로 전망했다.

지난 2월 전망치(1.6%)에서 0.2%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중국 경제 회복의 긍정적 효과 지연과 지속되는 정보통신(IT) 경기 부진 등 점차 커지는 경기 둔화 압력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 경제는 당분간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부터 IT 경기 부진 완화, 중국 경제 회복의 영향 파급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성장세는) IT 경기 반등 시기, 중국 경제 회복의 국내 파급 영향 정도, 주요 선진국의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의 성장 전망은 정부·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6%보다 0.2%p 낮고 한국개발연구원(KDI)·국제통화기금(IMF)·아시아개발은행(ADB)보다는 0.1%p 낮은 수준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물가 경로가 한은이 당초 예상했던 대로 흐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기존 3.0%에서 3.3%로 0.3%p 상향 조정했다.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 영향으로 상당 폭 낮아졌다가 이후 소폭 높아져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근원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는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 양호한 서비스 수요 등으로 당초 전망보다 완만할 것"이라며 "향후 물가 경로는 국제 유가와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추가 인상 여부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2월(2.4%)보다 0.1%p 낮춰 잡았다. 내년도 물가 상승률의 경우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와 유사한 2.4%로 내다봤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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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의 3연속 동결 결정으로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은 1.75%p로 유지됐다.

한은만 아니라 최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까지 향후 동결 기조를 시사했기에 해당 기준금리 역전 폭은 앞으로 쭉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연준은 이달 정책금리를 연 5.25%로 0.25%p 올린 이후 동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리를 생각했던 만큼 인상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며 "지금은 데이터와 전망치의 변화를 살펴보고 조심스레 평가할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물론 연준이 다음 달에도 금리를 0.25%p 인상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2%p 높은 초유의 상황이 펼쳐치게 된다.

이 경우 한은은 추가 인상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날 금통위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은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금통위 회의는 올 상반기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 회의였다. 다음 회의는 7월13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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