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은 금통위가 5연속 동결 행진을 이어간다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의 유지·조정 여부를 발표한다.

이번에도 금통위가 금리를 조정하지 않는다면 지난 2월, 4월, 5월, 7월에 이은 5연속 동결이다.

벌써 반년 동안 3.50% 수준의 기준금리가 운영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동결 전망이 지배적인 상태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2명이 이날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우선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인 2%포인트(p)에 이르고 이달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넘어 연고점을 찍은 상황은 금리 인상 요인이다.

여기에 최근 가계부채가 증가세를 나타내고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금융 불균형 위험성이 커지고 있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언급이 금통위 내에서도 제기됐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위기설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과 한국 금융시장으로의 불안 전이 위험성, 한때 불거진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위기 등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상은 쉽지 않다.

또 환율이 연고점까지 오르긴 했으나 심리적 저항선인 1350원을 넘지 못하고 작년 말처럼 1400원 선을 뚫을 가능성도 낮게 예상되는 점은 당장 한은이 통화정책 기조를 조정할 확률을 낮춘다.

물가 역시 금리 인상 필요성을 낮춘다. 향후 반등이 예고됐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오름 폭을 보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물가 안정 성과에 대한 질의를 받자 "다른 어느 나라보다 성과가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높아진 물가를 빠른 시간 내에 3% 밑으로 내린 나라는 선진국 중 우리가 거의 유일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아직 불확실해 보인다는 점도 한은의 선제적인 금리 조정을 주저케 한다.

대표적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는 25일 오후 11시5분(한국시간) 잭슨홀 회의에 참석해 연설에 나서는데, 이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어떤 의중을 드러내느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칠 수 있다.

이에 이 총재는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결정과 관련해 논의할 사항들을 나열하면서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뚜렷이 강조했다.

이 총재는 "조만간 있을 잭슨홀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예상, 중국 경제 회복이 생각보다 느린 것과 최근 중국 단체 관광객 허용 등 경기 요인, 최근 가계부채 양상 등 다양한 면을 고려해 금통위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금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라면서 "물가 상승률 둔화에도 계속 추가 금리 인상을 언급할 것이고 금융 불안 가능성 등을 얘기하면서 완화적 표현을 할 분위기는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경계감 주기 위해서라도 금통위 톤은 매파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시장은 지난 5월 전망한 올해 성장률(1.4%)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좋지 못한 국내 경기와 중국 경기 부진 등을 고려해 0.1%p가량 소폭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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