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에 크레인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3.9.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에 크레인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아파트 내부 공사를 하도급 받은 업체에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계약하고도 어음으로 대금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저도 한달 전부터는 어음 발행이 미뤄지면서 일부 하도급 업체는 태영건설 현장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1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태영건설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하도급을 맡은 B업체에 지난 9월부터 60일 만기 어음을 지급했다. 이 같은 조치는 하나의 현장이 아닌 복수의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B업체가 이렇게 어음으로 지급받은 대금 규모는 8억원을 넘어섰다. 노임을 지급해야 해 당장 현금이 필요한 하도급 업체는 어음을 급하게 매각하고 있어 수백만원의 손실도 입었다.

이마저도 지난달부터는 어음지급까지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손실이 쌓여가자 하도급 업체는 공사를 포기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당초 태영건설은 하도급 입찰 당시 대금은 현금 지급을 조건으로 걸었다.

B업체 관계자는 "그게 입찰 조건이었다. (다른 건설현장에선) 어음으로 대금을 지급받은 적이 없다"며 "업체마다 다르긴 하지만 흔히 메이저라고 이야기 하는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은 다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만기일까지 못 기다린다"며 "할인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손해 본 금액은 몇백만원 정도 된다. 만약 어음으로 또 다시 지급이 되면 손실이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건설업계에서도 어음으로 하도급 대금을 치르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발주를 하면 당연히 대금은 현금으로 지급을 한다. 협력업체가 노동자를 고용하면 노임을 줘야 하기 때문"이라며 "대형건설사가 하도급 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하는 일은 드문 편"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 측은 건설경기 악화로 어음을 지급하고 있으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곧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최근 회사 방침이 외담대로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현금을 지급하기로 한 업체에는 동의를 받아서 어음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건설경기가 악화하며 다른 건설사들도 어음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어음도 은행에 팔거나 하면 현금으로 교환이 가능하다"며 "대금을 못주고 있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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