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4.2.5/뉴스1 ⓒ News1 한지명 기자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예전 같으면 개발 계획 발표 이후 고객 전화가 빗발쳤겠지만, 요즘은 반응도 없고 조용해요. 그만큼 경기가 안 좋은 거죠."(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인근 A공인 중개사)

서울 한복판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용산정비창 용지를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는 사업이 10년 만에 재추진된다. 서울시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발계획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울 도심부 약 50만㎡를 세계 최대 규모의 융복합 도시개발을 추진한다는 구상으로, 100층 안팎의 랜드마크가 들어서고 세계 최초로 45층 건물을 잇는 1.1㎞ 스카이트레일(보행전망교)이 설치된다. 2025년 하반기 기반시설 착공을 시작해 2030년대 초반 입주가 시작된다.

이날 오후 찾은 서울 용산구 이촌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 분위기는 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 발표 직후임을 감안했을 때 차분한 모습이다. 용산을 둘러싼 각종 개발 호재가 십 수년 째 지연되는 만큼 투자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A중개업자는 "용산 개발 소식을 듣고 투자한 사람들 대부분이 손해를 보며 묶여 있다"며 "과거 용산이 천지개벽 되는 줄 알고 투자했던 사람들은 벌써 여러 번 손바뀜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평당 2000~4000만원 할 때 투자했던 사람들이 평당 8000만원~1억을 보고 왔는데, 개발이 지체되자 (집을) 팔고 나갔다"며 "그만큼 현재 돈의 값어치가 더 떨어졌다"고 부연했다.

B중개업자는 "용산공원부터 국제업무단지까지 개발 계획만 20년 가까이 됐다"며 "계획이 엎어지고 그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발표가 있어도 집주인들의 반응이 시큰둥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지구단위가 발표한 것 때문에 빨리 개발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하는데 여기 말고 다른 곳도 많이 지연 되기 때문에 실제 주민들은 개발이 완료된 시점을 20년 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용산구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외벽에 매물 목록이 눈에 띈다. 2024.2.5/뉴스1 ⓒ News1 한지명 기자
서울시 용산구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외벽에 매물 목록이 눈에 띈다. 2024.2.5/뉴스1 ⓒ News1 한지명 기자

 

대부분의 공인중개사는 용산 일대 부동산은 이미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데다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매수세를 자극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C중개업자는 "한강대로 인근 아파트가 31억에 매매가 됐는데, 호가는 35~38억원 수준이다. 호가는 이미 올랐는데 매수자가 없다. 집주인들은 집값이 더 오를 거라고 기대하는 중"이라고 했다.

한편 용산의 평당 아파트값은 서초·강남과 함께 '강남 3구'를 유지해 온 송파구를 바짝 뒤쫓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에서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가장 비싼 곳은 서초구로 3.3㎡당 7516만 원을 기록했다. 이어 강남구(7275만원), 송파구(5384만원), 용산구(5063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용산은 장기적으로 집값이나 고급 유효수요나 수요 유입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주택시장 거래량이 적고 조정되는 상황에서 당장 큰 가격 상승은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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