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SK하이닉스 제공) ⓒ News1
SK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SK하이닉스 제공)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AI 구동을 위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른 HBM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HBM의 강자는 SK하이닉스(000660)다. 세계 최초HBM 개발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SK하이닉스는 4세대 HBM(HBM3)으로 시장 선두 자리에 올랐다. AI 서버용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디비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HBM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가운데 경쟁사들이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어 향후 HBM 시장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53%로 추정된다. 업계 1위다. 다음으로는 삼성전자가 38%, 마이크론이 9%다.

HBM은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로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고성능 제품이다. HBM은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에서도 한 자릿 수 비중에 불과한 제품이다. 그동안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햇단 뜻인데 최근 들어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D램 시장에서 HBM 비중은 지난해 9%였지만 올해 18%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중장기 연평균 HBM 수요 성장률이 60% 이를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시장이 커지는 건 SK하이닉스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SK하이닉스의 4세대 제품인 HBM3과 5세대인 HBM3E의 올해 물량은 일찌감치 완판됐다.

다만 수요 급증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경쟁사들이 차세대 HBM 기술격차를 좁히고 있는 데다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쟁사에게는 시장 확대 기회가 된다.

 

 

 

미국 마이크론의 HBM3E 이미지. (마이크론 제공) ⓒ News1 강태우 기자
미국 마이크론의 HBM3E 이미지. (마이크론 제공) ⓒ News1 강태우 기자

 

HBM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은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HBM3E 대량 양산 소식을 알렸다. 4세대를 건너뛰고 곧바로 5세대로 직행하는 승부수를 뒀다. 이르면 3월 대량 양산을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보다 빨랐다. 마이크론 HBM3E 물량은 엔비디아가 출시를 준비 중인 AI 가속기 H200에 쓰일 예정이어서 5세대부터 SK하이닉스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

자국의 반도체 제조 기반과 공급망을 갖추려고 하는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 아래 마이크론이 수혜를 입을 거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를 제치고 파운드리 2위 진입을 선언한 인텔이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따낸 것도 아메리카 퍼스트에 편승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빠른 기술 개발은 물론 생산능력 증대로 시장 확대에 나서야 한다.

전체 생산능력을 비약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당장은 어려운 만큼 매출 비중이 큰 일반 D램과 HBM 생산능력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SK하이닉스의 과제가 됐다. HBM은 동일 물량을 생산할 경우 D램보다 투입되는 설비 생산능력이 2배 이상이다.

SK하이닉스는 우선 후공정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TSV 캐파를 지난해 대비 약 2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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