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종로중구지사의 모습. 2024.1.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국민연금 종로중구지사의 모습.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속도를 높이면서 국민연금공단의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기금 운용 규모 1000조 원을 돌파한 국민연금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탈출을 위해 '큰 형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밸류업 감시자 역할에 더해 수급적 측면에서의 기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하반기부터 투자 대상 회사가 중장기적 가치제고를 위해 전략을 세우고 이행하는지와 시장 혹은 주주와 충실히 소통하는지 등을 점검하게 된다.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하면서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가 투자 대상 회사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명시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집사'(steward·스튜어드)처럼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든 7개의 행동 지침이다. 기관에 돈을 맡긴 고객들의 이해를 충실히 대변해야 하는 일종의 의무로 작용한다.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는 현재 4대 연기금, 125개 운용사 등을 포함하여 22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개정에 따라 국민연금의 주요 투자 결정 요소로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여부가 포함된 셈이다. 정부는 스튜어드십 코드 원칙3 '기관투자자는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적인 가치를 제고해 투자자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높일 수 있도록 투자 대상 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를 개정하기로 했다.

개정 후 원칙3은 '투자 대상 회사가 기업 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로 수정된다.

또 국민연금이 증시 '큰손'으로서 수급적인 측면의 직접적인 기여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14%로, 해외 투자 비중(31%)의 절반 수준이다.

일본공적연금(GPIF)의 경우 자국 증시 투자 비중을 25%로 두고 있다. GPIF도 2020년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당초 15%에서 25%로 늘리는 등 해외 투자 부문을 늘리고 있긴 하지만 자국 증시 투자 비중을 넘어서진 않았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그간 성과를 보면 국민연금의 '역(逆)바이어스'를 갖고 가는 게 이해는 가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의 본격 가동을 앞둔 상황에서는 이같은 방향에 질문을 던질 수는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홈바이어스와 반대로 움직였지만 일본처럼 국민연금이 수급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전반적인 취지에는 공감하나, 추가 자금 투입의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 세부 내용이 공개된 이후에나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석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은 지난 14일 국민연금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온 뒤 국민연금 방향성과 일치한다고 하면 저희가 자본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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