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의과대학.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의 한 의과대학. 

 

 비수도권 의과대학 정원이 1600명 늘어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비수도권 학생 수보다 모집정원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권은 지금도 수학 1등급 학생 수가 강원권 의대 모집정원보다 적다. 경기·인천권은 23배가 넘는다. 지역인재전형 비율 60% 이상이 더해지면 지역별 정원 배분 결과에 따라 수험생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고3 학생은 9623명으로 추정된다. 전국 39개(의학전문대학원 1곳 제외) 의대의 2025학년도 모집정원(3016명)보다 6607명 많다. 수학 1등급 학생 수가 의대 모집정원의 3.2배다.

수능 수학 1등급을 본 것은 이들이 의대에 지원할 수 있는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2022학년도 통합수능 이후 수학 1등급은 이과생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현재 의대는 수학·과학 선택과목 지정이나 가산점 제도 때문에 사실상 이과 학생이 진학할 수 있다.

◇1등급 학생수, 강원은 의대 정원보다 170명 적어…경인은 23배

의대 모집정원 대비 수학 1등급 학생 수는 지역별 격차가 컸다. 수도권은 수학 1등급 학생 수(6277명)가 수도권 12개 의대 모집정원(993명)의 6.3배에 달했다. 서울권(1등급 3284명, 모집정원 864명)은 3.8배였고, 경기·인천권(2993명, 129명)은 23.2배였다.

비수도권은 수학 1등급 학생 수(3346명)가 비수도권 27개 의대 모집정원(2023명)의 1.7배에 그쳤다. 수능으로 수도권 학생이 수도권 의대에 진입하는 것이 비수도권 학생이 비수도권 의대에 진학하는 것보다 약 4배(3.7배) 어려운 구조다.

비수도권 내에서도 권역별 격차가 상당했다. 강원권은 수학 1등급 학생 수가 97명으로, 강원권 4개 의대 모집정원 267명보다 170명 적었다(0.4배). 강원권은 2등급까지의 학생 수가 모집정원보다 약간(74명) 많은 341명으로 추정된다.

호남권(709명, 485명)은 1.5배, 충청권(771명, 421명)은 1.8배로 역시 2배가 안 됐다. 부산·울산·경남권(919명, 459명)은 2배였고, 대구·경북권(756명, 351명)은 2.2배, 제주권(94명, 40명)은 2.4배였다.

 

 

 

종로학원 제공
종로학원 제공

 

◇수도권 400명 늘어도 1등급이 정원의 4.5배…지역별 희비 엇갈려

올해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고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60% 이상으로 확대하면 지역별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증원하는 의대 정원 중 80%(1600명)를 비수도권에, 20%(400명)를 수도권에 배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방안대로면 현재 2023명인 비수도권 27개 의대의 2025학년도 모집정원이 3623명으로 늘어난다. 수학에서 1등급을 받은 비수도권 학생(3346명)보다 비수도권 의대 모집정원이 277명 많은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역인재전형 비율까지 60% 이상으로 확대되면 비수도권 학생의 의대 진학이 수도권 학생보다 더 수월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수도권도 모집정원이 1393명으로 늘지만 1등급 학생 수가 의대 모집정원의 4.5배로 여전히 높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 최상위권 학생 중에서도 상당수는 이공계 일반학과로 진학하는 점에 비춰볼 때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수능 고득점 학생이 모집정원보다 적은 지역이 더 발생할 수 있다"며 "지역별 의대 정원 확대 규모, 지역인재 전형 확대 정도에 따라 지역 간 의대 경합 구도는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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